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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예수 일생에 관한 도상학 정리 (4)

by 뤼딩 2023. 5. 25.

십자가의 길

예수는 빌라도의 집에서 출발하여 사형 집행이 이루어질 골고다 언덕까지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기 시작한다. 중세의 예술인들은 이 사건을 14개의 이미지로 묘사하였다. 성당이나 성지에 14처를 만들고 14개의 기도문과 함께 연관 그림이나 조각을 마련한 것이 '십자가의 길'이다. 신도들이 걸어 다니면서 보고 묵상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1. 예수가 사형 선고를 받다.
  2. 예수가 십자가를 지다.
  3. 예수가 첫 번째로 넘어지다.
  4. 예수가 슬픔에 젖은 어머니를 만나다.
  5. 시몬이 예수를 도와 십자가를 지다.
  6. 베로니카가 수건으로 예수의 얼굴을 닦다.
  7. 예수가 두 번째로 넘어지다.
  8. 예수가 예루살렘의 여인들을 위로하다.
  9. 예수가 세 번째로 넘어지다.
  10. 예수가 옷 벗김을 당하다.
  11.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다.
  12. 예수가 십자가 위에서 숨지다.
  13. 예수가 십자가에서 내려지다.
  14. 예수가 무덤에 묻히다.

 

십자가 처형

십자가 처형에 관한 초기 재현들을 상징적이게 그려졌다. 십자가가 단독으로 등장하거나 십자가가 양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이후에는 서술적이며 세부적인 묘사가 부가되었다. 예수의 양 옆에 같이 못 박힌 두 명의 죄수, 성모 마리아와 사도 요한, 막달라 마리아와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예수의 발아래에서 애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예수가 목마르다고 하자 로마 병사는 해면에 신 포도주를 적셔서 우슬초 막대기에 매달아 예수에게 내밀었다. 로마 병사들은 창으로 예수의 옆구리를 찔렀고 예수의 옷으로 내기를 했다. 예수가 사형 집행을 당한 곳은 골고다 언덕인데 그 의미는 '해골의 터'이다. 골고다 언덕은 아담이 묻힌 곳이기도 한데 예수가 그곳에서 십자가에 달려 죽은 것은 구원의 약속을 상징하는 것이다.

 

십자가에서 내리심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이 그의 육체를 십자가에서 내렸다. 아리마대 요셉이 빌라도에게 예수의 시신을 가져가겠다고 요청하였다. 요셉과 니고데모는 몰약과 알로에를 섞어 만든 향료를 가지고 왔다. 그들은 유대의 장례 풍습에 따라 향료와 함께 시신을 고운 베로 감쌌다. 이 도상에는 비탄스러워하는 성모 마리아, 사도 요한, 막달라 마리아, 제자들, 그리고 천사들이 등장하곤 한다.

 

애도

슬픔에 잠긴 예수의 제자들이 예수의 시신 곁에 모여있는 도상이다. 성모 마리아가 단독으로 예수를 자신의 무릎에 눕히고 슬퍼하는 이미지는 '피에타'라고 한다. 피에타는 라틴어로 피에타스(pietas)이며 이는 "불쌍하게 여기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매장

성모 마리아와 친구들이 예수의 시신을 석관, 또는 돌무덤에 넣는다. 안식일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무척 서둘러서 행한다.

 

림보로 내려감

예수가 지옥에 빠진 영혼들을 구하는 도상이다. 이제 예수는 더 이상 인간의 모습이 아니다. 예수는 림보, 즉 지옥으로 가서 영혼들을 구하는데 그중에는 아담, 이브, 모세도 있다.

 

부활

죽은 지 3일 뒤에 예수는 무덤에서 나와서 그곳을 떠난다. 무덤을 지키고 있던 병사들은 잠들어 있다.

 

무덤에서의 여인들

예수의 시신이 놓였던 무덤이 비어있다는 것을 여인들이 발견한다. 주로 막달라 마리아와 사도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가 도상에 등장한다. 천사가 와서 예수께서 부활하셨음을 여인들에게 알려준다. 무덤을 지키고 있던 병사들은 몹시 두려워한다.

 

부활 후 나타난 예수

예수의 부활과 승천하기까지의 40일 동안 예수는 그의 추종자들에게 여러 번 나타난다. 예수는 무덤 주변에서 울고 있던 막달라 마리아에게 가장 먼저 나타난다. 마리아가 예수에게 손을 뻗자 자신을 만지지 말라고 예수는 경고한다. 엠마오에서는 제자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다. 예수가 제자들에게 나타났을 때 제자 중 한 명이 도마는 그 자리에 없었다. 도마는 예수가 부활했다는 동료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 자신이 직접 예수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보고, 자신의 손가락을 못 박힌 곳과 옆구리에 넣어보기 전에는 믿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의심하고 있던 도마에게 예수가 찾아간다. 도마의 손가락을 자신의 옆구리에 넣어보라고 말씀하신다.

 

승천

예수는 올리브 산에서 천국으로 승천한다. 그가 승천하는 모습을 제자들과 성모 마리아가 지켜본다.

 

최후의 심판

최후의 심판 도상은 성경의 마지막 책인 요한계시록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세상 말미에 모든 이들은 최후의 심판을 받게 되며 구원이나 멸망의 길로 가게 된다. 구원을 받은 이들은 천국으로, 멸망하게 되는 이들은 지옥으로 가게 된다. 기독교의 내세관을 잘 함축하고 있는 도상이다. 본 도상은 역사적으로 미술가들에 의해 많이 다루어진 주제 중 하나이다.

 

*참고문헌

앙드레 그라바, 박성은 역, 기독교 도상학의 이해, 이화여대출판부, 2007

E. H. 곰브리치, 백승길, 이종승 역, 서양미술사, 예경, 1997

 

Marco Pino, Christ on the Cross with the Virgin, Saint John the Evangelist, and Saint Catherine of Siena in Adoration, about 1570, Oil on panel, Terms of Use: Open Content, Credit Line: The J. Paul Getty Museum, Los Angeles, Gift of Alfred S. Karl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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