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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18세기 유럽의 미술

by 뤼딩 2023. 6. 11.

18세기의 계몽주의와 미술

18세기는 유럽의 절대 왕권의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근대 사회로 이행되는 시기였다. 사회의 이러한 흐름은 자연스레 미술에도 반영이 되었다. 예를 들면 조각가 장 앙투안 우동(1741-1828)은 계몽주의자들의 초상조각을 만들 때 인물을 이상화시키지 않았다. 주인공이 가진 주름 등의 현실적인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작품에 담았다. 그가 제작한 <볼테르>(1778-1780)를 보면 볼테르의 노쇠한 모습을 그대로 담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은 작품의 목적이 볼테르의 육체의 겉보이는 아름다움을 담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정신성을 강조하기 위함이었기 때문이다. 조셉 라이트(1734-1797)는 <공기펌프 실험>(1768)에서 진공 상태를 만드는 공기펌프를 실험하는 장면을 그렸다. 실험을 이행하는 과학자와 참관자들의 표정은 열정과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과학 정신은 당대의 계몽주의 시대인들이 중요시했던 가치였다.

 

샤르댕의 미술

18세기 전반에 귀족들 사이에서 로코코 미술이 성행한 반면 그에 반하여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은 미술도 있었다. 프랑스의 장 바티스트 시메옹 샤르댕(1699-1779)의 그림이 그러하다.

샤르댕은 파리 중산층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이나 그들이 소지할 법한 정물들을 그림의 소재로 삼았다. 그는 질감의 표현을 중요시했는데 집안일을 하는 여성들의 옷의 뻣뻣한 느낌이나 빵의 촉감 등을 그림에 잘 표현하였다. 중산층 가정 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식기나 살림들이 그림에 등장하는데 반로코코 미술의 대표화가라고 할 수 있다. 샤르댕의 유명작으로 <홍어>(1728)가 있다. 이 작품은 그가 1728년에 출품하여 왕립 아카데미 회원으로 인정받게 해 준 작품이다. 여러 물건들이 그림에 그려져 있는데 다양한 정물을 셀제감 있게 그려내는 그의 실력이 잘 드러난다. 샤르댕은 중산층의 자녀 교육과 노동에 관한 주제들도 그림으로 그렸다. 이는 그가 계몽주의 사상을 따르는 화가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계몽주의는 교육을 통해 인간이 계몽될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계몽주의는 아동 교육을 중요시하였으며 장 자크 루소 같은 계몽주의자가 교육서를 썼던 이유이기도 하다.

 

호가스의 미술

영국의 윌리엄 호가스(1697-1764)도 반로코코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이다. 호가스는 런던의 풍속화를 그린 화가이다. 18세기 영국 귀족들은 영국의 미술을 대단한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미술을 수입하길 원하거나 해외 예술가들을 불러들여 작품을 주문 제작하였다. 그러한 분위기 가운데 호가스는 자신의 미술이 프랑스나 이탈리아 화가들의 것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다. 호가스는 영국의 대도시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작품의 주제로 삼았다. 영국은 유럽 내에서 가장 빠른 산업혁명을 경험한 나라이다. 따라서 산업화에 수반되는 부작용 또한 가장 먼저 겪게 되었다. 호가스의 <진 골목>(1750-1751)을 보면 엉망진창의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술에 취한 사람들, 싸우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한 아이가 계단에서 떨어지는데 아이의 엄마는 전혀 모르고 있는 장면까지 있다. 당시에 맥주가 건강한 음료라고 취급되었지만 사실 맥주 때문에 사람들이 알코올중독자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꼬집고자 하는 그림이다. 호가스의 그림에는 풍자와 위트가 있다.

 

그뢰즈의 미술

프랑스의 장 바티스트 그뢰즈(1725-1805)도 반로코코 미술의 대표 화가 중 한 명이다. 18세기의 후반이 되자 유럽 내 계몽주의를 중요시하는 분위기는 더욱 강해졌다. 로코코 미술의 화려하고 가벼운 느낌은 미술보다는 교훈을 주고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미술에 대한 선호가 다시금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그뢰즈는 일반적인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그림을 마치 역사화처럼 그렸다는 평을 받는다. 그의 <벌 받은 아들>(1778)을 보면 탕자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러 명의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대단한 서사극 중 연기를 하는 배우들인 마냥 극적인 행동과 표정을 취하고 있다. 그뢰즈 그림의 특징은 과장된 수사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참고문헌

E. H. 곰브리치, 백승길, 이종승 역, 서양미술사, 예경, 1997

H. W. 젠슨, 김윤수 외 역, 미술의 역사, 삼성출판사, 1978

캐롤 스트릭랜드, 김호경 역, 클릭 서양미술사 동굴벽화에서 비디오아트까지, 예경, 2006

이은기, 김미정, 서양미술사, 미진사, 2008

 

Jean-Baptiste Greuze, The Father's Curse: The Ungrateful Son, 1778, Brush and gray wash, squared in pencil, Terms of Use: Open Content, Credit Line: The J. Paul Getty Museum, Los Ange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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