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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19세기 영국의 풍경화

by 뤼딩 2023. 6. 21.

미술사 내에서 풍경화의 역사

풍경화는 미술사 내에서 처음부터 독립적인 장르가 되진 못했다. 미술의 역사 속에서 제일 비중 있게 그려진 것은 사람이었다. 자연은 초상화의 배경으로 그리고 부분적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풍경화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부터 독자적인 장르로 그려지기 시작하였다. 네덜란드의 화가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동네의 풍경을 그림에 정감 있게 그려내었다. 그들이 살고 있는 곳에 대한 애착과 애정을 듬뿍 담아서 그림을 그렸다. 바다, 하늘, 그리고 구름을 그렸다. 18세기에는 이탈리아로의 여행이 유행하면서 로마와 베네치아의 화가들도 풍경화를 그리기 시작하였다. 이탈리아에 온 여행객들은 그들이 여행지에서 얻은 감흥을 간직하기 위하여 이탈리아의 풍경을 담은 그림을 구매하였다. 19세기에 들어서면서 풍경화는 더욱 널리 그려지기 시작하였고 화가들은 캔버스와 물감을 야외로 들고나가서 그림을 그렸다.

 

영국의 풍경화가, 윌리엄 터너

윌리엄 터너(1775-1851)는 역사성이 느껴지는 장엄한 자연을 즐겨 그렸다. 그는 전통적인 신화 이야기가 가미된 역사화를 그리기 원했다. 대자연에서 인간이 느끼는 장엄함을 화폭에 담아내길 희망했다. 터너가 그린 <바다에 던져진 노예>(1840)는 약 10여 년 앞서 그려진 제리코의 <메두사의 뗏목>처럼 바다에 일어난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바다와 하늘은 휘몰아치듯 그려져 있으며 화면의 오른편에는 노예들이 가라앉고 있다. 노예상들이 보험금을 노리고 노예들을 바다에 던진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인간의 끔찍한 면모를 소용돌이치는 듯한 화려한 색채로 표현하여 야만적인 주제의 감정을 배가시키고 있다.

영국의 산업혁명 후 당시에는 광학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터너는 색채에 대한 과학적인 이론들을 주의 깊게 살폈다. 색채는 빛과 어둠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한 괴테의 이론에 터너는 감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터너는 이 이론을 받아들여서 여러 색깔들이 부딪히고 상호작용하고 서로 녹는듯한 느낌으로 자연을 화폭에 담았다. 그의 그림은 사물의 형태보다는 색채의 부딪힘에 더 주안점을 두고 있다. 터너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그의 그림은 미술사의 흐름이 추상화로 가는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

 

서프포크의 풍경화과, 존 컨스터블

존 컨스터블(1776-1837)의 풍경화는 당대 영국의 풍경을 그대로 담았다고 할 만큼 대표적이고 사실적이다. 그는 부유한 제분업자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농가의 전원 풍경을 보며 자랐다. 오두막, 오솔길, 물레방아 등은 컨스터블의 작품에 등장하는 소제들이다. 컨스터블은 전통적인 관습에 따른 풍경화가 아니라 자신이 매일 눈으로 보는 고향 서프포크의 풍경을 관찰하고 매 순간 변화하는 자연을 포착하려고 노력했다. 전통적인 회화 방식은 나무의 갈색과 나뭇잎의 초록색과 같이 대상의 고유색을 그림에 그리는 것이다. 반면 컨스터블은 실제로 눈으로 관찰한 색을 그림에 그렸기 때문에 그의 색감은 매우 생생하다. 예를 들면 그는 생생한 초록색을 표현하기 위해 보색인 붉은색을 병치하였고 빛의 반사를 표현하기 위해 흰색 반점을 사용하였다. 컨스터블은 인상주의자들이 있기 이전에 야외에서 그림을 그린 최초의 화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야외에서 자연을 보고 스케치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작업실에서 최종 작품을 완성하는 방식으로 작업하였다. 컨스터블은 <건초마차>(1821)를 파리 살롱 출품하였다. 들라크루아가 이 그림을 보고 자신이 출품한 <키오스 섬의 학살>에 붉은색과 흰색을 덧칠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낭만주의의 대가 들라크루아 조차도 컨스터블의 풍경화의 생생함을 따라오지 못했던 것이다. 컨스터블은 자연을 사랑하였다. 그는 감수성의 원천은 하늘에 있다고 믿었고 하늘의 구름과 태양을 사랑하였다. 시시각각 변화하면서 아름다움을 뽐내는 자연은 그에게 가치 있고 소중한 소재였다. 자연은 계속해서 변화하는 것이며 심지어 한 나뭇가지에 달린 두 개의 이파리도 서로 다르게 그려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컨스터블은 프랑스의 낭만주의 화가들뿐만 아니라 바르비종 화가들과 인상주의 화가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영감을 주었다.

 

 

*참고문헌

E. H. 곰브리치, 백승길, 이종승 역, 서양미술사, 예경, 1997

H. W. 젠슨, 김윤수 외 역, 미술의 역사, 삼성출판사, 1978

캐롤 스트릭랜드, 김호경 역, 클릭 서양미술사 동굴벽화에서 비디오아트까지, 예경, 2006

이은기, 김미정, 서양미술사, 미진사, 2008

 

J. M. W. Turner, Long Ship's Lighthouse, Land's End, about 1834-1835, Watercolor and gouache, scraped by the artist, Terms of Use: Open Content, Credit Line: The J. Paul Getty Museum, Los Ange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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