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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근대미술의 시작 - 마네

by 뤼딩 2023. 7. 4.

근대 미술을 시작한 사람, 마네에 대하여

에두아르 마네(1832-1883)를 근대 미술을 시작한 사람이라고 흔히 얘기한다. 그는 동시대의 눈으로 사회와 환경을 바라본 것만을 그리려고 했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쿠르베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마네의 <죽은 투우사>(1864)를 살펴보면 한 투우사가 죽어 바닥에 누워있다. 죽음이라는 소재에서 예상할 수 있는 격렬한 감정이나 영웅의 죽음을 미화하는 숭고함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다. 다만 투우장에서 죽은 한 투우사만을 그림에 툭 그려 넣은 느낌을 받는다. 죽음이라는 주제를 매우 단조롭고 감정 없이 그렸다. 단지 생명이 다한 상태인 것일 뿐이라는 사실만을 전달하고자 한 듯하다. 마네는 사실주의 미술을 계승하였지만 인상주의를 예견하는 형식적인 변화를 보여준 사람이다.

 

마네의 <올랭피아>에 대하여

마네는 모네와 르누아르 같은 인상주의자들과 함께 작업하였지만 그들과 같은 전시회에 작품을 선보인 적이 없다. 마네는 그림을 정통으로 배웠으며 자신을 거장들의 전통을 잇는 화가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마네의 작품들은 후배 화가들이 보기에 매우 전위적이었다. 그는 화면의 구도를 원근법에 따라 정확히 그리는 것을 거부하였고 명암과 유약을 사용하여 색조를 부드럽게 하는 전통 회화 방식을 피했다. 대상을 이상화하지 않고 근대적인 방식으로 화폭에 담아낸 것이다. 그는 그림의 주제적인 면에서도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의 <올랭피아>(1865)는 살롱에 출품한 누드화이다. 여성 누드화는 서양미술사 내에서 흔한 주제이다. 하지만 마네의 올랭피아는 관람객을 당당하게 바라보고 있어 매우 도발적으로 여겨졌다. 옆에 위치하고 있는 흑인 하녀와 꼬리를 세우고 있는 고양이는 이곳이 매춘의 공간임을 알려주고 있다. 매춘부 여성이 고객을 당당하게 바라고 있는 듯한 이 그림은 당시에 큰 파문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이 작품은 마네가 티치아노의 <우르비노 비너스>를 패러디한 것이다. 티치아노의 누드화는 비너스를 그린 것이기에 용인되었지만 마네는 현실의 누드를 그렸기에 거부당하였다. 이 그림이 거부당한 또 다른 이유는 그의 표현기법이 전통의 기법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미성숙 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평평하게, 그리고 얼룩덜룩하게 색이 칠해져 있고 생기가 없다. 하지만 마네가 비판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그림이 외설적이거나 미흡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 그림은 당대 부르주아들의 성적 생활의 이중성을 꼬집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와 프랑스 살롱(관전)에 대하여

<풀밭 위의 점심식사>(1863)는 마네가 낙선자 전시회에서 선보인 작품이다. 한 여인이 옷을 벗은 채로 풀 밭 위에 앉아 있고 그녀 옆에는 옷을 입은 남성 두 명이 위치해 있다. 평범한 근대적인 외모를 하고 있는 여인은 여신인 마냥 이상화되지 않은 점에서 외설적으로 여겨졌고 공식 전시회에서 거부를 당했다. 당시의 살롱전에서는 누드화들이 출품되고 당선되었지만 그것은 여인을 고전적인 여신으로 그린 것들이었다. 약 200년 동안 프랑스 미술계의 전통을 유지했던 살롱은 1667년 왕립 아카데미에서 개최한 것이다. 매년 루브르 궁에서 개최되었으며 살롱은 심사위원들에 의해 그림의 수준과 취향을 규범화시키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약 5천여 점의 작품이 출품되면 3천여 점은 낙선되었다. 낙선작들은 사회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것들로 간주하였다. 낙선자들이 불만을 호소하자 나폴레옹 3세는 낙선자 전람회를 만들어서 낙선작들을 전시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풀밭 위의 점심식사>는 낙선자 전람회에 관람객들을 몰려들게 했으며 살롱의 권위는 점차 추락하기 시작하였다. 프랑스 관전 미술의 쇠퇴가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네는 말년으로 갈수록 보다 자유로운 화필을 사용하였다. 그는 인상주의자들과 교류하며 야외에서 그들과 함께 그림을 그렸는데 그렇기 때문에 말년으로 갈수록 그림이 인상주의자들의 화풍과 많이 비슷해짐을 볼 수 있다. <폴리 베르제르의 술집>(1882)이 한 예이다. 이 그림의 색채나 붓터치는 인상주의자들과 흡사한데 순간적인 빛과 색채를 묘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E. H. 곰브리치, 백승길, 이종승 역, 서양미술사, 예경, 1997

H. W. 젠슨, 김윤수 외 역, 미술의 역사, 삼성출판사, 1978

캐롤 스트릭랜드, 김호경 역, 클릭 서양미술사 동굴벽화에서 비디오아트까지, 예경, 2006

이은기, 김미정, 서양미술사, 미진사, 2008

 

 

Edouard Manet, Jeanne (Spring), 1881, Oli on canvas, Terms of Use: Open Content,&nbsp;Credit Line:&nbsp;The J. Paul Getty Museum, Los Ange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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