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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이탈리아 바로크 미술

by 뤼딩 2023. 6. 3.

바로크의 의미

바로크 미술은 미술사 내에서 약 1600년에서 1750년까지의 시기 동안 유럽에서 일어난 미술 양식을 일컫는다. 16세기에 일어난 종교개혁 이후로 유럽 전역은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영역에서 변혁을 맞고 있었다. 반종교개혁의 움직임으로 가톨릭 교회의 힘이 더욱 강해진 로마와 같은 지역이 있는 한편 교황의 세력으로부터 분리된 독일과 네덜란드 등은 신교들이 종교적 자유를 얻은 지역이었다. 이러한 정치, 사회적 변화가 일어나는 가운데 바로크 미술은 각 지역의 상황과 문화 환경에 맞게 발전하였다.

 

이탈리아 바로크 미술

바로크 미술은 로마에서 시작되었다. 반종교개혁 이후 17세기의 가톨릭 교회는 힘을 과시하기 위해 화려한 건축물과 예술품들을 주문하기 시작하였다. 가톨릭 교회의 힘을 드러내고 과시하는 데에 미술만큼 적절한 것이 없었다. 미술의 시각적 역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었다. 바로크 미술은 르네상스 미술이 이루어낸 미술 기법을 이어받았는데 이에 역동감과 감정을 더하였다. 르네상스의 미술 기법으로 예술가들은 어떤 3차원의 대상이든 원근법에 따라 2차원의 평면에 그려낼 수 있었다. 바로크 예술가들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감각과 감정 호소하는 그림들을 그려내었다. 르네상스의 미술이 고요하고 평온하다면 바로크 미술은 역동적이고 극적이다.

 

카라바조

이탈리아 바로크 회화의 거장은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1573-1610)이다. 그는 고전의 이상을 맹목적으로 추구하기보다는 자신의 눈으로 본 현실을 그리고자 했다. 그가 그린 <성모의 죽음>(1606)을 보면 이전까지 그려져 왔던 성모 마리아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성모 마리아는 항상 신성하고 숭고하고 순결한 모습으로 그려져 왔다면 카라바조가 그린 마리아는 일반 여성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옷은 흐트러져 있고 얼굴은 창백하여 비천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많은 그림 주문자들이 완성품을 보고 그림 구매를 거절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라바조는 왜 이러한 그림 경향을 고수하였을까? 카라바조의 종교화는 종교를 대중화시키고자 했던 반종교개혁의 움직임을 반영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 그의 또 다른 걸작 <의심하는 도마>(1602-1603)는 예수의 부활을 의심하는 도마가 예수를 만나 그의 옆구리에 손가락을 넣어보는 도상을 그린 종교화이다. 힘이 있고 고결하게 그려져야 할 예수와 사도들은 아주 평범한 사람들로 그려져 있다. 자연에 충실하게 그리고자 한 카라바조의 의지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카라바조는 연극적인 빛의 활용으로 그림 속의 감정적 효과를 배가 시켰다. 명암을 강렬하게 대비시키고 특히 배경을 어둡게 처리하였는데 그의 양식을 '테네브리즘'이라고 한다. 카라바조가 완성시킨 바로크 미술의 혁신은 명암의 강렬한 대조, 압축시킨 화면, 그리고 사실적인 묘사이다.

 

베르니니

이탈리아 바로크의 가장 뛰어난 조각가로 베르니니(1598-1680)를 꼽는다. 그는 조각가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생전에 조각뿐만 아니라 건축, 그림, 작곡, 극작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섭렵하였다. 25살에 완성한 <다윗>(1623) 상은 미켈란젤로의 <다윗>과 비교가 된다. 미켈란젤로의 것은 서있는 정적인 자세의 다윗이라면 베르니니의 것은 몸을 비틀고 있으며 돌을 던지기 직전의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얼굴의 표정도 미켈란젤로는 평온한 표정을 선택했다면 베르니니는 입술을 굳게 다물게 처리하고 감정이 확연히 드러나는 표정을 선택하였다. 역동적인 힘을 분출하는 듯한 이러한 조각은 바로크 미술의 정수를 잘 보여준다.

베르니니는 바티칸의 현재 모습을 완성시킨 장본인기도 하다. 그는 비티칸의 제단, 닫집, 그리고 광장을 완성시켰다. 베드로의 무덤 위에 세운 닫집인 <발다키노>(1624-1633)은 베드로 성당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더욱 부각하고 있다. 청동으로 주조되었지만 그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기둥과 지붕이 세세히 장식되어 있다.

 

보로미니

프란체스코 보로미니(1599-1667)는 카라바조가 바로크 미술에서 이룩한 바를 건축물에 잘 반영하였다고 평가받는다. 로마 나보나 광장에 위치한 <산타 아그네스 성당>(1653)을 보면 그가 건축물에 어떻게 역동성을 적용하였는지 볼 수 있다. 건축물의 정면 파사드를 보면 벽면이 요철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치 잔물결이 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건물이 마치 살아있는 듯한 에너지를 분출하고 있다.

 

 

*참고문헌

E. H. 곰브리치, 백승길, 이종승 역, 서양미술사, 예경, 1997

H. W. 젠슨, 김윤수 외 역, 미술의 역사, 삼성출판사, 1978

캐롤 스트릭랜드, 김호경 역, 클릭 서양미술사 동굴벽화에서 비디오아트까지, 예경, 2006

이은기, 김미정, 서양미술사, 미진사, 2008

베르니니, <발다키노>, 1624-1633, 청동,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Image License: Free for use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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